페북 포스팅에서 복사해옴.

모바일 개발자에게 scalability란 뭘까.. 란 궁금증을 오래전부터 지니고 있었습니다. 커리어를 라인에서 시작했는데, 글로벌 수천만의 유저를 감당하는 경험을 해보고 싶었거든요. 그러나 알고보니 수 천만 명의 트래픽은 서버 개발자가 감당할 일이었던거죠. 약간 실망했어요.

서버 개발자는 얼만큼의 트래픽을 감당해봤느냐가 기술력의 척도가 되는데 모바일 개발자는 100명이 쓰는 앱을 개발하든, 100만 명의 유저가 쓰는 앱을 개발하든 큰 기술력의 차이도 없고 코드의 차이도 없다고 느꼈어요. 그럼 대체 모바일 앱에서 scalable한 코드나 시스템을 만든다는게 어떤걸까 싶었어요.

개발자의 기술력이 집약되는 부분은 병목이 발생하는 구간이겠죠. 서버는 사용자들이 동시에 한 곳으로 몰리기 때문에 그 곳에 부하가 발생하고, 이 부하를 해결하는 기술력이 값진 것이고요. 그런데 앱은 사용자가 많다고 앱에 부하가 걸리지 않아요. 사용자가 앱에 몰리는게 아니라 앱이 사용자의 문앞까지 배달되기 때문에요.👇

그럼 대체 모바일 개발자가 해결해야할 병목은 어디일까요. 역설적이게도 모바일 앱의 병목은 사용자가 아니라 개발자로 인해 발생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일 프로그램으로 배포되는 앱에 수많은 개발자들이 코드를 밀어넣는 지점을 병목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유저가 천명일 때와 수천만 명일 때 서버의 구조와 코드가 달라야하듯이, 앱은 개발자가 3명일 때와 100명일 때 코드의 구조와 개발 환경이 완전히 달라야 하더라고요. 그렇지 않으면 병목의 폐해가 개발자 자신에게는 물론이고 사용자에게도 전가되기 시작해요. 앱 최초 실행 시간(startup time)이 증가하고 앱 용량이 계속 커지기만 하고요. 뿐만 아니라 크래시가 증가해서 사용자의 만족도가 줄어들거나, 계속해서 터지는 사이드이펙트 때문에 핫픽스를 밥 먹듯이 해야할 수도 있습니다. 또 빌드 시간이 늘어나서 개발자의 생산성이 저하되고 스트레스 때문에 삶의 만족도가 줄어듭니다. 게다가 100명이 마스터 브랜치에 푸시를 하는 상황에서는 QA를 하고 버그를 잡고 앱을 배포하는 것조차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누구는 버그를 고쳐서 체리픽을 할 때 누구는 기능 개발한 코드를 계속해서 푸시하고 있거든요. 100명까지 가지 않더라도 10명만 넘어가도 위같은 문제들이 스멀스멀 발생하지 않나 싶어요.

그래서 최근에 제 궁금증에 대한 실마리를 찾은거 같아요. 모바일 개발자에게 scalability란 회사가 성장하면서 모바일 팀이 점점 커져도 사용자 경험과 개발자 경험 둘다 악화되지 않게 하면서 앱은 계속해서 빠르고 자신있게 배포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